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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현 칼럼236

한명석 작가의 신간 에세이 『엄마에게 가는 길』을 읽고 "엄마에게 가는 길, 나에게 돌아오는 길"책을 읽는 동안 여러 번 마음을 내려놓았다. 한 달 전 1년간 모신 장모님을 장인어른 곁으로 보내드린 것이 한몫했다. 울컥함보다 고요함이 더 컸다. 한명석 작가의 글은 감정을 쥐어짜지도, 슬픔을 과장하지도 않는다. 담담한 고백이 담겨있다. 『엄마에게 가는 길』은 알츠하이머 판정받은 엄마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한 기록이다. 이 책은 한 노모의 투병기가 아니다. 엄마라는 삶 이전에 내 삶을 살아보자는 다짐과 같은 글이다. “엄마를 버렸다는 죄책감에서 면죄 받고, 편안함이 나를 적시던 경험이 꼭 마법 같았다.”“그 대답은 엄마에게 '자기'가 없기 때문이었다.” 이런 문장들은 ‘나는 어떤 자식이었는가’보다 ‘나는 어떤 인간인가’라는 질문으로 다가왔다. 누구나 ‘엄마’라는 .. 2025. 6. 23.
감사함에서 시작하는 글쓰기 가끔 사람들이 묻는다. “어떻게 그런 글을 매일 쓸 수 있느냐?”라고. 나는 잠시 생각한다. ‘나는 왜 이런 글을 쓰는 걸까? 왜 이런 주제를 고르고, 왜 이런 방향으로 써 내려가는 걸까?’ 내 글쓰기는 잘 써야겠다는 마음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그보다 훨씬 더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에서 시작된다. 바로 감사함이다. 지금 이 순간 글을 쓸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 생각을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는 지금의 나에게 감사하고, 하루를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음에 고마움을 느낀다. 먹을 수 있는 것, 걸을 수 있는 것, 팔을 움직일 수 있는 것, 사랑하는 가족이 곁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건강하다는 것. 그 모든 일상이 내 글의 출발점이다. 내가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것들을 바라보면 그 감정은 자연스럽게.. 2025. 6. 22.
차경 작가의 신간 에세이 『볼 수 있는 동안에(책과이음, 2025)』를 읽고 ‘나는 외눈의 포토그래퍼입니다.’ 이 고백은 단순히 시력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차경 작가가 한쪽 눈을 거의 볼 수 없다는 사실보다 더 깊은 울림은, 그녀가 ‘제대로 보기 위해 얼마나 오래 자신과 삶을 바라보았는가’다. 차 작가는 늘 질문하며 살아왔다. 아마도 명상을 통해 더 단련되었을 것이다. 그 질문이 그녀의 성장을 이끌었고,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된 느낌이다. 그 사람을 이해하는 데 그가 쓴 책만큼 좋은 자료가 또 있을까? 『볼 수 있는 동안에(책과이음, 2025)』는 그녀가 어떻게 사진작가가 되어 성장해왔는지와 10년간의 영정사진 프로젝트를 기록한 자서전과 같은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보다’라는 행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수많은 장면을 보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 즉, 나 자신, .. 2025. 6. 22.
발표를 잘하고 싶다면, 정직함부터 시작하라 발표나 말을 잘하는 방법이 있을까? 물론 연기자처럼 준비하면 된다. 대사를 달달 외우고, 말투와 손짓을 반복해서 연습하면, 누구나 그럴듯한 발표를 할 수 있다. 연습된 말은 리듬이 있고, 흐름이 있고, 전달력도 생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준비 시간이 충분할 때 가능한 방식이다. 즉흥적인 상황, 가령 인터뷰처럼 예상할 수 없는 질문이 튀어나오고, 내 생각을 즉시 꺼내야 하는 자리에서는 다르다. 그럴 땐 암기한 말은 오히려 방해가 된다. 그 순간 필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태도, 바로 '정직함'이다. 정직함은 단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정직하다는 건 먼저 지금 내 감정 상태를 내가 알고 있는 것이다. 내가 떨리고 있는지, 긴장하고 있는지, 준비가 부족한 건 아닌지, 그것을 부정하지 않.. 2025.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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