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정의와 폭력의 경계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는 법을 믿는 FBI 요원의 시선에서 전개된다. 에밀리 블런트가 연기한 케이트는 원칙과 법의 테두리 안에서 싸우려 하지만, 작전은 철저히 폭력과 암살, 불법적인 방식으로 굴러간다. 관객은 그녀의 눈을 통해 정의가 무너지고 폭력이 제도화되는 순간을 목격하며 불편해진다.
1편의 불편함은 바로 ‘법은 힘 있는 자의 도구일 뿐’이라는 진실을 깨닫게 하는 데 있다. 케이트의 무력한 침묵은 관객에게 잔혹한 체념을 강요한다.
2편: 인간성의 붕괴
《시카리오 2: 솔다도의 날》은 주인공의 시선이 달라진다. 케이트 대신 알레한드로(베니치오 델 토로)와 맷(조시 브롤린)이 중심에 선다. 영화는 더 이상 ‘정의의 무너짐’을 보여주지 않는다. 애초에 정의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누가 더 잔혹하게 살아남는가의 문제로 나아간다.
가장 불편한 장면은 알레한드로가 납치된 소녀를 구하려 하지만, 결국 소녀조차 정치적 거래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2편은 “인간성마저 쉽게 도구화되는 세상”을 직설적으로 드러내며, 관객의 숨통을 조인다.
불편함의 차이
1편의 불편함 : “정의가 있다고 믿었는데, 실은 폭력뿐이었다.” → 믿음의 붕괴
2편의 불편함 : “정의는 애초에 없었고, 인간성마저 버려야 한다.” → 희망의 붕괴
1편은 관객을 충격 속에서 각성하게 만들었다면, 2편은 그 충격 이후에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현실의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
무엇이 더 불편했는가?
결국 더 불편한 작품은 2편이다.
1편은 “법과 정의의 허구”를 폭로하면서도 케이트라는 이상주의자의 존재로 인해 관객이 감정적 거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2편에서는 이상주의자가 완전히 사라진다. 오직 폭력과 거래, 생존만이 남고, 인간성은 거래 가능한 카드로 전락한다. 따라서 《시카리오 2》는 ‘더 이상 기대할 희망조차 없는 세계’를 보여주며 관객을 질식시키는 불편함을 남긴다.
https://www.youtube.com/watch?v=Pymm6cmE9uQ
#시카리오 #Sicario #시카리오2 #드니빌뇌브 #스테파노솔리마 #에밀리블런트 #베니치오델토로 #조시브롤린 #범죄스릴러 #정의와폭력 #영화칼럼
'죽기전 봐야할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 – 영화 《시카리오(에밀리 블런트,베니치오 델 토로)》 (1) | 2025.08.16 |
---|---|
“통제할 수 없는 힘, 또 다른 마녀의 등장” – 영화 《마녀 2(주연 김다미, 감독 박훈정》 (0) | 2025.08.16 |
“성장과 독립, 네 자매의 빛나는 이야기” – 영화 《작은 아씨들》 (3) | 2025.08.16 |
“선과 악의 경계에 선 소녀” – 영화 《마녀(주연 김다미, 감독 박훈정)》 (2) | 2025.08.16 |
“우정의 균열은 언제 시작됐을까” – 영화 《파수꾼(이제훈,박정민,서준영)》 (2) | 2025.08.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