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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블랙의 사랑』 리뷰: 죽음이 인간을 사랑할 때, 우리는 진짜 삶을 배운다 1. 영화보다 느린 영화, 그런데 그 느림이 아름답다두 남녀 주인공의 사랑스런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만점 주고 싶은 영화 『조 블랙의 사랑』. 이 영화는 평범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다. 느리다. 침묵이 길고, 대사 하나하나가 마치 무대 위의 시처럼 배치된다. 하지만 그 느림은 불편함이 아닌 여운이다. 이 영화는 속도를 줄임으로써,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감정들을 정면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의 본질을 정직하게 마주하게 만든다.2. 줄거리 요약 – 사랑을 배운 죽음, 삶을 마주한 인간주인공 윌리엄 패리시(안소니 홉킨스)는 성공한 미디어 재벌로, 65세 생일을 앞두고 있다. 그는 가슴 통증을 느끼며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감한다. 그리고 그에게 ‘죽음’이 찾아온다. 죽.. 2025. 6. 24.
한명석 작가의 신간 에세이 『엄마에게 가는 길』을 읽고 "엄마에게 가는 길, 나에게 돌아오는 길"책을 읽는 동안 여러 번 마음을 내려놓았다. 한 달 전 1년간 모신 장모님을 장인어른 곁으로 보내드린 것이 한몫했다. 울컥함보다 고요함이 더 컸다. 한명석 작가의 글은 감정을 쥐어짜지도, 슬픔을 과장하지도 않는다. 담담한 고백이 담겨있다. 『엄마에게 가는 길』은 알츠하이머 판정받은 엄마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한 기록이다. 이 책은 한 노모의 투병기가 아니다. 엄마라는 삶 이전에 내 삶을 살아보자는 다짐과 같은 글이다. “엄마를 버렸다는 죄책감에서 면죄 받고, 편안함이 나를 적시던 경험이 꼭 마법 같았다.”“그 대답은 엄마에게 '자기'가 없기 때문이었다.” 이런 문장들은 ‘나는 어떤 자식이었는가’보다 ‘나는 어떤 인간인가’라는 질문으로 다가왔다. 누구나 ‘엄마’라는 .. 2025. 6. 23.
감사함에서 시작하는 글쓰기 가끔 사람들이 묻는다. “어떻게 그런 글을 매일 쓸 수 있느냐?”라고. 나는 잠시 생각한다. ‘나는 왜 이런 글을 쓰는 걸까? 왜 이런 주제를 고르고, 왜 이런 방향으로 써 내려가는 걸까?’ 내 글쓰기는 잘 써야겠다는 마음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그보다 훨씬 더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에서 시작된다. 바로 감사함이다. 지금 이 순간 글을 쓸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 생각을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는 지금의 나에게 감사하고, 하루를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음에 고마움을 느낀다. 먹을 수 있는 것, 걸을 수 있는 것, 팔을 움직일 수 있는 것, 사랑하는 가족이 곁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건강하다는 것. 그 모든 일상이 내 글의 출발점이다. 내가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것들을 바라보면 그 감정은 자연스럽게.. 2025. 6. 22.
차경 작가의 신간 에세이 『볼 수 있는 동안에(책과이음, 2025)』를 읽고 ‘나는 외눈의 포토그래퍼입니다.’ 이 고백은 단순히 시력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차경 작가가 한쪽 눈을 거의 볼 수 없다는 사실보다 더 깊은 울림은, 그녀가 ‘제대로 보기 위해 얼마나 오래 자신과 삶을 바라보았는가’다. 차 작가는 늘 질문하며 살아왔다. 아마도 명상을 통해 더 단련되었을 것이다. 그 질문이 그녀의 성장을 이끌었고,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된 느낌이다. 그 사람을 이해하는 데 그가 쓴 책만큼 좋은 자료가 또 있을까? 『볼 수 있는 동안에(책과이음, 2025)』는 그녀가 어떻게 사진작가가 되어 성장해왔는지와 10년간의 영정사진 프로젝트를 기록한 자서전과 같은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보다’라는 행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수많은 장면을 보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 즉, 나 자신, .. 2025.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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