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을 들면, 나를 만날 수 있다.”
이경화 작가의 책 『선을 긋다(머메이드, 2025)』는 서예라는 도구를 통해 스스로를 마주하고, 삶을 다시 쓰는 이야기다. 그녀는 글씨를 쓰면서 오히려 자신을 덜어내고, 욕심을 내려놓고, 살아 숨 쉬는 하루를 경험해 간다..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자연스레 ‘나답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일상에 끌려 다니던 삶, 서예로 마침표를 찍다
작가는 “해야만 하는 일에 이끌려 살았다”라고 고백한다. 그녀의 하루는 ‘여백 없는’ 스케줄로 가득 차 있었고, 정작 자신의 마음은 뒤로 밀려났다. 하지만 붓을 잡는 순간, 삶에 쉼표가 생긴다.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기고, 결과물로 글씨를 바라보는 서예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나’를 회복하는 행위였다.
서툴러도 좋다, 나를 돌보는 방식이면 된다
이 책에는 완벽하려는 마음보다 스스로를 인정하고 다독이는 시선이 가득하다. 우울감이 찾아올 때, 작가는 그것을 “나를 돌보라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아이를 달래다 지쳐 울고, 일상에 치여 버거운 날들도 많았지만, 그런 감정들조차 서예를 통해 흘려보낸다. 그녀는 말한다. “잘 쓰려는 나를 내려놓는 것이 힘을 빼는 과정이었다.” 잘하려는 욕심보다 온전히 나를 받아들이는 마음이 치유의 시작이라는 깨달음이 인상 깊다.
‘붓’이라는 도구가 만들어낸 새로운 나
이경화 작가에게 붓은 단지 글씨를 쓰는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거울이고, 나침반이며, 자기만의 고요한 방이다. “붓을 잡는 순간은 그 어떤 것에도 휘둘리지 않고 나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는 문장에서 서예가 가진 본질이 드러난다. 시시각각 변하는 흐름 대신, 자신의 중심을 붙잡고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다정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말 한마디가 불씨가 된다
이 책의 후반부에서 특히 인상 깊은 문장은 다음과 같다. “마음은 불씨 같은 것, 말 한마디에 사그라들다가 되살아나기도 한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나 자신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가 삶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붓으로 글을 쓰는 시간이 결국 말의 온도를 바꾸고, 관계를 새롭게 하고, 삶의 감도를 높여준다. 조용히 내면을 응시하는 독자에게 이 책은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선물한다.
나에게도 서예 같은 거울이 있을까
이경화 작가에게 서예는 자기 성찰의 도구이자, 살아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매개였다. “나에게 거울은 서예다.”라는 말처럼, 우리 모두에겐 자기 자신을 비추는 거울 같은 활동이 필요하다. 그것이 글쓰기이든, 산책이든, 독서든, 무엇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그 시간을 통해 삶을 천천히 돌아보고 ‘나다움’을 지켜가는 것이다.
『선을 긋다』는 서예라는 특별한 도구를 통해 일상에 선을 긋고, 자신만의 리듬을 되찾는 사람의 기록이다. 붓끝에 힘을 싣듯 삶에도 힘을 실어주는 이 책은, 지금 이 순간 마음의 여백이 필요한 모든 이에게 따뜻한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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