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는 언제나 시장의 그림자였다
2025년 상반기 글로벌 증시는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 속에서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충돌 가능성은 석유 공급에 대한 불안과 함께 국제 유가를 끌어올렸고, 이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우려로 확대되며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강화시켰다.
특히 4월 이후 이어진 호르무즈 해협 위기설은 해상 물류 리스크를 자극하며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우려로도 확산되었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장은 더 이상 실적이나 금리보다 지정학적 뉴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상을 보였고, 심지어 ETF나 AI 테마주조차도 리스크 회피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휴전 기대감, 심리 반전의 기폭제가 되다
그러나 6월 중순 이후 시장 분위기는 바뀌기 시작했다. 미국과 카타르가 중재한 이스라엘-이란 간 비공식 대화가 진전을 보이면서 ‘조건부 휴전 합의 가능성’이 언론 보도를 통해 확산되었다. 이 뉴스는 단 하루 만에 국제 유가를 3% 넘게 끌어내렸으며, 나스닥과 다우지수 모두 상승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중동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보기엔 이르지만 시장은 리스크의 크기보다 ‘방향성’을 선호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리스크가 커지는 방향이 아니라 줄어드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순간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며, 주식과 원자재, 심지어 비트코인까지 동반 반등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외국인 자금의 복귀, 심리가 돈을 움직인다
휴전 기대감이 확산되자 외국인 자금은 다시 위험자산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순매수가 급격히 늘었고 특히 반도체 ETF에 대한 유입이 두드러졌다. 미국 증시에서도 기술주와 AI 관련 섹터에 다시 자금이 몰리며 나스닥이 선도하는 회복 흐름이 이어졌다.
단기적으로는 단순한 뉴스 흐름일 수 있지만 자금 흐름은 언제나 ‘심리의 이동’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에서 이번 휴전 기대감은 시장에 작은 불씨를 던진 것이 아니다. 투자자 심리를 회복시키는 하나의 전환점 역할을 한 셈이다. 리스크를 줄인다는 것은 돈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다시 열어준다는 뜻이며 이것이 바로 지금 시장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중동 리스크는 끝났는가
그렇다고 중동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란 내부 강경파의 반발과 이스라엘 내 정치 불안정성이 여전히 휴전 성사 가능성을 제약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나리오는 여전히 시장의 그림자처럼 남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리스크 자체가 아니라 시장이 그 리스크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이다.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가 사라지지는 않더라도 예측 가능한 범주 안으로 들어올 때 시장은 그것을 ‘통제 가능한 변수’로 받아들이며 다시 위험자산으로 손을 뻗게 된다. 지금은 바로 그 전환의 순간에 있으며 시장은 공포의 시간에서 ‘조심스러운 탐색’의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가 가져야 할 마인드
이런 시점에서 투자자는 단순히 뉴스의 방향에 휘둘리기보다는 리스크와 기회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더 집중해야 한다. 지금은 리스크가 줄고 있다는 이유로 무조건적인 낙관에 올라탈 때가 아니라 휴전 이후 펼쳐질 수 있는 새로운 수급 흐름과 업종별 반응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하는 시점이다.
특히 원자재 가격 안정과 달러 약세 흐름은 한국 시장과 같은 수출 중심 국가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도체나 전기차 배터리 등 글로벌 공급망과 연동된 산업은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단기 반등에 쫓기기보다는 오히려 시장이 던지는 구조적 메시지를 읽고 기회를 준비하는 마인드가 지금 투자자에게 필요한 태도다.
마무리하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언제나 투자자에게 위기였지만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시장은 리스크가 사라질 때가 아니라 줄어들 때 움직이며 돈은 두려움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흐른다. 지금은 바로 그 변화의 초입에 서 있다.
중동의 총성이 잦아들며 투자자들의 마음도 다시 시장을 향하고 있다. 리스크와 기회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사람만이 다음 상승의 첫 주자가 될 수 있다. 시장이 조용히 방향을 바꾸고 있을 때 우리는 그 조용한 변화 속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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